서론: 일상을 지배하는 범주화의 마법
나는 문득 궁금했다. 인간은 왜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봄·여름·가을·겨울의 4계절, 그리고 1월부터 12월이라는 범주를 굳이 나누었을까? 고대부터 권력자들과 천문학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이를 만들어낸 데에는 이유가 있다.
이렇게 “의미를 부여하고 범주를 나누는 순간, 무한하고 통제 불가능해 보이던 자연의 시간은 우리의 일상 속에서 편안하게 예측 가능한 영역으로 들어온다.” 누구도 조작할 수 없이 정직하게 흘러가는 선형적이고 평등한 ‘시간’이라는 덧셈의 구조 위에 우리 스스로 ‘의미’를 덧입혔기 때문이다.
시간의 범주는 누구나 배우지만, 왜 하필 이렇게 잘게 쪼개어 만들었는지는 누구도 명쾌하게 알려주지 않는다. 어쩌면 이 세밀한 범주들은 우리가 시간이 가진 거대한 본질을 온전히 마주하지 못하게 하려는, 촘촘하고 정교한 장막은 아닐까?
1. 본질을 파악하는 방법: 비슷한 것과 반대의 것
어떤 물질이나 상황에 온전한 의미를 부여하려면 그 ‘본질’을 파악해야 한다. 본질을 아는 가장 강력한 철학적 도구는 바로 ‘비슷한 것’과 ‘반대의 것’을 나란히 두고 대조하는 것이다.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예로 ‘휴식’을 생각해보자. 진정한 휴식의 본질을 알기 위해서는 비슷한 것인 ‘나태’와 반대의 것인 ‘과로’를 대조해 보면 된다.
목적 없이 늘어지는 나태와 끝없이 에너지를 소모하는 과로 사이에 선을 그을 때, 비로소 휴식이란 게으름을 피우는 방관이 아니라, 지친 이성을 다시 가다듬고 외부의 소음으로부터 영혼을 격리해 “다음 도약을 위해 내면을 고요히 정비하는 시간”이다.
돈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진정한 ‘투자’의 본질을 파악하려면, 비슷한 ‘투기’와 반대의 ‘방치’를 나란히 두고 대조해 봐야 한다. 돈은 맹목적으로 쫓거나 방치할 대상이 아니라, “외적인 풍파 속에서 ‘내 삶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지켜내기 위한 방패이자 도구”인것이다.
시간에 대해서도 똑같은 잣대를 들이밀 수 있다.
촘촘하게 쪼개진 시계바늘과 캘린더 속에서, 시간이 가진 진짜 본질을 파악하려면 비슷한 것인 ‘통제’와 반대의 것인 ‘방종’을 나란히 대조해 보면 된다.
거대한 시스템이 개인의 주권과 현재를 빼앗는 ‘통제’와, 대책 없이 시간을 흘려보내는 ‘방종’의 경계. 그 양극단 사이에 선을 그을 때, 비로소 결국 시간의 본질은 “빼앗겨서도, 버려서도 안되는 ‘지금 이 순간’ 내 삶의 진짜 주인으로 살아야 하는 것”이다
나는 군대 간부 생활을 6년 하였는데, 통제되는 삶과 과로에 지쳐 전역을 선택하였다. 당시에는 자유를 위해 전역 하였지만 지금 나는 군 생활을 6년 한 것 에 누군가 를 6년 이나 지켰었다는 엄청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이렇듯 본질도 결국 개인의 생각에 따라 변하는 것 이다.
당신의 시간은 빼앗기고 있는가?, 아니면 그 순간에 주인으로 살고 있는가?
2. 가장 중요한 자본, ‘돈’에 의미를 부여한다면? (록펠러의 장부 A)
우리의 삶을 위해 시간에 의미를 부여했다면, 우리의 삶에 독립성과 자율성을 지켜내기 위한 ‘돈(자본)’에는 더더욱 이 작업을 해야만 한다.
자본주의 역사상 최고의 부자였던 존 D. 록펠러의 위대함은 바로 여기서 시작되었다. 록펠러는 16세에 첫 직장(경리/부기원)을 얻어 돈을 벌기 시작한 그날부터 ‘Ledger A (장부 A)’라는 빨간 소형 장부를 주머니에 차고 다녔다.
그는 1센트짜리 껌 한 개, 성금 낸 돈, 비즈니스 미팅 내용까지 평생을 1센트 단위로 철저하게 기록했다. 억만장자가 된 후에도 다이아몬드보다 이 낡은 빨간 장부를 금고 깊숙이 모셔두고 “내 부의 시작은 이 장부였다”고 말했을 정도다.
내가 군 간부로 보낸 6년의 세월을, 당시는 ‘자유를 빼앗긴 통제와 과로’라 여겼지만, 전역 후 ‘누군가를 지켜낸 시간’이라 의미를 부여하자 그 본질이 거대한 ‘자부심’으로 변했던 것처럼 말이다.
이처럼 록펠러는 1센트라는 미미한 돈이 들어오고 나가는 모든 순간, 어떤 뜻으로 이 돈을 썼으며 그 지출에 어떤 본질이 담겨 있는지를 명확히 짚어내려 했다. 그렇게 돈의 흐름에 범주를 나누고, 휴식과 시간에 담긴 진짜 의미를 알아채는 것. 그것이야말로 자본주의의 본질을 꿰뚫고 온전히 삶의 주권을 거머쥐는 길 아니겠는가.
결론: 돈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곧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일수록 범주를 나누고 본질을 꿰뚫어라. 돈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곧 당신의 삶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과 같다.
당장 지갑에 돈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값싼 인스턴트 음식을 먹으며 신세를 한탄하는 것과, 내 자본에 명확한 ‘뜻’을 부여하고 다가올 거대한 ‘때’를 위해 기꺼이 인스턴트 음식을 선택하며 돈을 통제하고 축적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차원의 이야기다. 후자의 인스턴트 음식은 단순한 가난의 상징이 아니라, 당신이 능동적으로 만들어가는 ‘뜻’과 ‘때’가 온전히 포함된 위대한 식사다.
이렇게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현재의 자본을 통제하며 정직하게 덧셈의 시간을 견뎌내는 행위는, 이미 자연의 법칙인 곱연산(복리)으로 당신의 자산을 지수함수적으로 키워내고 있는 위대한 과정이다.
록펠러의 빨간 수첩처럼 돈의 단순한 ‘액수’에 마음을 뺏기는 대신, 그 돈이 가진 의미에 집중하라. 돈의 뜻을 명확히 정의하는 자만이 거친 자본주의 바다에서 더 이상 휘둘리는 선원이 아닌, 운명을 통제하는 조타수가 될 것이다.
“오늘 내가 한 사소한 소비에 어떤 ‘뜻’이 담겨 있었는지, 그리고 그 돈이 내 삶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지켜내는 방패이자 도구로 쓰였는지 생각해보라.”